김여정 제1부부장(사진=공동취재단)
김여정 제1부부장(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중동에서 북한 방역문제와 관련된 발언에 반발해 "강경화의 망언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며칠전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조치들에 대해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다. 그 속심 빤히 들여다 보인다"고 했다.

김 제1부부장은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되여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4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초청으로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 제1세션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석해 연설한 뒤 질의 응답을 가졌다.

강 장관은 "북한이 우리의 코로나19 대응 지원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나는 이 도전(코로나19)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여전히 어떠한 (코로나19 확진) 사례들도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믿기가 어렵다"며 "모든 징후가 북한 정권이 자신들이 없다고 얘기하는 그 질병(코로나19)을 통제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조금 이상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19에 관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 그들(북한)을 공중 보건을 위한 지역 협력체에 초대했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8일자 짧은 담화는 앞으로의 남북관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입법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 장관의 다소 신중하지 못한 발언은 결과적으로 남북관계의 경색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강 장관의 발언은 진의가 어떻든 코로나19 확진자 제로라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최대 성과를 정면에서 부인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북한의 추가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책임 있는 당국자가 더구나 국제무대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의 성과를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에 대해 북한이 그냥 넘어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따라서 북한에 대한 백신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범정부적인 움직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백신 지원에 대한 북한 측의 수용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 대학원 교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담화를 발표함으로서 무게감을 넣는 한편 김여정이 대남분야 수장으로서 건재함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또 "담화 의 키워드는 '망말과 계산'이라며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을 이상한 나라로 발언한 강경화 장관의 언급을 망말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계산' 운운한 것은 "행동 예고보다 경고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코로나19, 80일 전투, 8차당대회, 미국의 정권교체 등 북한 국내외의 민감한 시기에 체제훼손과 존엄모독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코로나 비상방역체제의 엄중함과 예민함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북한 코로나 상황에 대한 의구심을 남한 당국자가 언급한데 대한 직설적 불만표시"라고 했다.

정 교수는 "내년 8차 당대회 후 대외관계 변화를 모색해야하는 북한 입장에서 내부사정에 대한 외부평가에 민감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이 자국 해외공관에 대미 자극 자제령을 내리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남한 당국자를 포함한 외부평가 하나하나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남측에 대해서도 신년을 앞두고 기선제압하려는 다목적 포석이 있다"고 해석했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은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가면서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평양 주민들과 군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 같은 성과에 대해 국제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표명하니까 북한 지도부의 자존심이 많이 상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정 박사는 "한국정부가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거부했고 나는 이 도전(코로나19)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경화 장관이 언급한 부분에서 북한은 그들이 업신여김을 당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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