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이지스 구축함에서 탄도사일 요격 시험하는 모습(사진=미해군)
미 해군이 이지스 구축함에서 탄도사일 요격 시험하는 모습(사진=미해군)

미군이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해상에서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한 가운데, 미사일 전문가들은 본토 방어측면에서 획기적 성과가 분명하지만 개선할 측면도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지난 17일 남태평양 해상에서 쏘아올린 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에서 발사한 SM-3 블록 2A(알파)로 요격하는 FTM-44 실험을 진행해 우주에서 격추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언 윌리엄스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20일 "미 국방부가 이번 실험을 진행한 것은 차세대 요격기의 실전배치가 늦어진 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VOA에 말했다.

당초 미 미사일방어청은 20143월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요격체 재설계 제품의 개발을 추진했지만, 성능미달과 실전배치 이후 진화하는 적성국들의 역량 발전 속도에 못 미칠 것을 우려해 지난해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대신 지상배치 미사일방어체계에서 발사하는 차세대 미사일요격기(NGI) 개발을 추진해 2028년까지 실전배치를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미 국방부가 약 10여 년의 공백기 동안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본토방어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하게 될 것을 우려해 왔다"며, 이지스함을 동원한 해상요격 능력 추가를 대안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현재까지 알려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역량을 고려할 때 이번 실험의 성공을 통해 미 본토 방어에 대한 취약성을 대부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역량의 발전 속도가 변수라는 점도 지적했다.

만일 "북한이 한 개의 미사일에 여러 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재돌입 비행체(MRV)나 여러 개의 탄두를 각각 다른 목표물에 설정해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각개 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 (MIRV) 역량을 확보했을 경우, 완전한 본토 방어를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다탄두 재돌입 비행체(MRV)나 다탄두 각개 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를 확보했을 경우를 대비해 미사일 발사 초기 단계에 요격할 수 있는 역량 개발을 다음 과제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하고 있을 경우, 상대방 미사일 체계의 정밀도에 따라 미사일 방어요격 셈법도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재진입체를 정상 작동시킬 수준으로 향상시켰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밝혔다. 다만, 이런 평가가 사실이라면 이후 다탄두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가령 미사일 유도체계가 후추진체 (Post Boost Vehicle. PBV) 이른바 버스(Bus)에 장착돼 있다면, 후추진체로부터 복수의 핵탄두 또는 미끼가 분리되기 전에 요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향후 MRV 또는 MIRV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역량을 고도화한다면, 미사일 방어 뿐 아니라 선제타격을 염두에 둔 공격역량 통합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 번의 피격으로 다수의 탄두를 소실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북한으로서도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사일방어가 적성국의 위협에 대한 특효약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번 FTM-44 요격 실험의 성공을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향후 미사일방어 전략은 미사일 기반 시설 등에 대한 공격, 사이버 공격 등을 포함한 총체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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