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6월 해킹 공격을 받은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사진=VOA)
지난 2016년 6월 해킹 공격을 받은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사진=VOA)

미 연방검찰은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탈취한 가상화폐 계좌 200여 개 몰수를 위한 공식 공고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2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지난 10월 1일부터 해당 공고가 30일 연속 게시됐다"며, 이와 관련한 증빙 자료를 함께 공개했다고 VOA가 전했다.

미 검찰은 지난 8월 북한의 해커들이 운용 중인 가상화폐 계좌에 대해 민사 몰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소송 대상 계좌들은 모두 280개로, 해당 계좌의 자금은 지난해 미국 정부가 적발한 2건의 해킹 범죄와 2018년 북한의 사이버 범죄 조직이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탈취한 2억5천만 달러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몰수 소송이 제기되면, 재판부는 해당 자산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청구인 여부를 약 30일 동안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 기간을 포함해 약 60일간 아무도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자산은 별다른 이의 없이 최종 몰수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

해당 소송 자료 등을 열람한 결과, 이들 계좌에 대한 소유권 청구서 제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 해커 등 그 어떤 누구도 이 계좌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원고의 주장만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궐석 판결’을 통해 미 정부가 최종적으로 이들 계좌의 소유권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검찰은 지난해 석탄을 불법 운반하다 적발됐던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를 같은 방식으로 최종 몰수했다.

당시엔 북한에서 고문 피해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뒤 미국으로 돌아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가족과 북한에 납치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가족들이 소유권을 주장해 이를 인정받았다.

현재 미 검찰은 문제의 가상화폐 계좌 280개 이외에도 또 다른 가상화폐 계좌 113개를 비롯해, 대북제재를 위반한 중국인 사업가 등의 자산 등 여러 북한 관련 자금에 대해 몰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해킹 피해 등을 주장했던 미국 기업 ‘마이크로프트’도 최종 판결에 필요한 마무리 작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말 해킹 피해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별도의 성명을 통해, 북한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그룹 ‘탈륨(Thallium)’을 지목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24일 미 버지니아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탈륨이 이용한 미국의 지메일과 핫메일, 한국의 한메일과 다음메일 등의 이메일 계정에 자신들이 재판부에 ‘궐석 판결’을 요청할 것이라는 내용을 통보했다.

아울러 탈륨이 도메인, 즉 인터넷 주소 등을 등록할 때 사용했던 미국과 한국, 러시아, 일본 등 10여개 주소지에도 관련 내용을 송달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탈륨이 자사에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을 재판부로부터 최종 인정받기 위한 절차로, 만약 탈륨 측에서 누군가 나타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궐석 판결’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측에 최종 승소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탈륨이 이용한 50개의 도메인을 분석해, 도메인 등록인들이 미국과 한국, 일본, 불가리아 등 6개 나라에 소재지를 두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과 일본을 소재지로 둔 등록인들의 실명과 주소, 전화번호까지 공개했는데, 이들이 실제 탈륨과 연관이 있는지, 혹은 신분 도용의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저작권자 © SPN 서울평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